문하린 | 유페이퍼 | 12,000원 구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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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3-05-01
길이 그곳에 있기에 길을 걸었다
길이 보이지 않아서 길을 걸었다
도통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어서 걸었다
내가 걸었던 길
내가 끝까지 가지 못한 길
내가 가고 싶었으나 나중을 위해 남겨둔 길
그 길을 걸었다
아무것도 몰라
꿈과 열정으로 가득한 가슴뿐인 길
조금은 알기에 용맹하기만 했던 푸르른 날의 길
그 길을 따라 하염없이 걸었다
그 길 위에서 무수한 인연을 만났다
구름에 달빛 가리던 밤
바람 따라 한 생애가 흐르네
한때는 신의를 나누었건만 꽃잎 무너지듯 간 곳을 모르네
본디 태어난 모든 것은 사라지는 것
허망하구나, 돌아오지 않는 세월아
알고도 다하지 못한 마음자리는 내 탓
그리움을 안고 사는 건 남겨진 자의 몫
차마 돌아서지..